트위터 해쉬태그 해봤습니다:Q
멘션 받은 커플링 손풀기용 연성이라는 해쉬태그였습니다. 나름 재미있게 했습니다! 몇몇 개는 난중에 단편으로 다시 쓰고 싶을 정도네요. 참, 분량은 a4 한 페이지를 초과하지 않습니다 >ㅁ<!!! 점점 뒤로 갈 수록 길어지는 것두 같지만 착각...입니다.....(오열)
“사랑은 닮은 사람끼리 하는 것도 같아.”
오이카와는 간혹 시 같은 말을 하곤 했다. 스가와라는 그래? 하고 되물었다. 나랑 상쾌군 은근히 닮은 것 같잖아. 그는 늘어지게 하품을 했다. 스가와라는 그의 머리카락에 손을 댔다. 왁스 발랐어? 라는 물음 뒤에는 어차피 만질 거면서, 하는 익숙한 목소리가 돌아왔다. 스가와라는 그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손이 뻣뻣했다.
나는 상쾌 군이 나랑 닮아서 좋아. 오이카와가 말했다. 스가와라는 천재의 말은 듣고 싶지 않다고 잘라냈다. 오이카와는 가만히 있다가 그래서 좋아, 라고 대답했다. 그는 가끔씩 이상한 말을 했다. 그러시던가, 스가와라는 퉁명스럽게 말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서서히 오이카와의 머리에서 손을 땠다. 오이카와는 풀어진 얼굴을 하고 있다가 웃었다.
“그런데 다른 사람끼리 하는 것도 같지.”
그래서 너랑 내가 연애를 하는 걸까. 오이카와는 아까와 정 반대의 말을 내뱉었다. 스가와라는 그의 저의를 알 듯 말 듯했다. 너 가끔씩 되게 말랑말랑 할 때가 있어. 그가 한숨을 내쉬며 말하자 오이카와는 그래서 좋은 거야, 라고 대답해 왔다. 그의 말은 마치 파도소리 같았다. 비슷한 울림이 끊임없이 몰려왔다 사라지고, 쉴틈없이 다가왔다.
오이카와는 스가와라의 옆 좌석에 다가와 앉았다. 그는 그의 머리에 목을 기대었다. 익숙한 일이었다. 좋아해, 라고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그의 말에 스가와라는 그저 그의 턱과 볼을 쓰다듬고, 볼을 꼬집는 일을 할 뿐이었다. 오늘도 변함없는 풍경이었다. 스푼의 개입이 없는 밀크티 표면 같은 오후였다. 스가와라는 달다, 하고 속삭였다.
쿠니미는 제 앞에서 손을 꼼질거리고 있는 작은 소년을 바라보았다. 분명 동갑일 텐데도 작은 체구를 가진 그는 섣불리 쿠니미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있었다. 약간의 충동 때문에 그와 카페로 들어온 것 자체가 실례였을까. 쿠니미는 커피를 저으면서 눈을 깜빡였다. 히나타, 였나? 그가 말을 걸었다. 히나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작은 손으로 스팀밀크가 담긴 머그컵을 쥐고 있었다.
그냥, 혼자 오기 심심했어. 쿠니미는 약간의 거짓말을 보탰다. 그래서 아는 얼굴이 있길래, 그리고 네 뒤에 있던 여자가 요즘 나 따라다니는 게 불편해서. 한 번 물꼬를 튼 거짓은 술술 풀려나왔다. 히나타는 그의 말을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불편할 것 같긴 해.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우유를 마셨다. 쿠니미는 소금 캬라멜이 올라가 있는 접시를 그에게 밀어 주었다. 히나타가 고맙다고 말하며 웃었다. 햇살 같았다.
그를 끌고 들어온 것은 약간의 충동이었다. 카게야마에 대한 걸 물어보고 싶었다. 그와 연락하지 않은지 오래됐다. 쿠니미는 번호를 바꾸지 않았다. 언제든 걸려올 전화, 혹은 문자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애정은 습관과도 같다. 히나타는 세죠의 연습 시간에 대해 물었다. 쿠니미는 조곤조곤히 대답했다. 히나타는 작은 말에도 깊게 호응해왔다. 쿠니미는 그를 통해 카게야마를 보고 있었다.
쿠니미는 그 날 이후 카게야마에게 연락 한 적이 없었다. 그는 가만가만히 입술을 쓸었다. 어디 덧났어? 히나타가 물었다. 쿠니미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냥 좀. 쿠니미가 말을 흐리자 히나타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카게야마였다면 바로 그에게 키스해왔을지도 모른다. 애매한 느낌이었다. 쿠니미는 지금 시점의 자신을 미래의 어느 순간에 회상하게 된다면, 이라는 가정을 했다. 아마 죽고 싶을지도 모른다.
그는 작은 포크로 캬라멜을 찍어 입에 넣었다. 입에서 단 맛이 났다. 캬라멜이 혀 위에 짙게 있다가 점점 녹아갔다. 그는 이를 움직였다. 지리한 사랑의 흔적처럼 이 위에 남았다. 그의 혀가 잇몸을 쓸어주는 상상을 하며 쿠니미는 가장 묻고 싶은 질문을 목 너머로 삼켰다. 너는, 요즘 연습 어때? 쿠니미가 물었다. 히나타는 카게야마의 토스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아기새처럼 재잘거리는 목소리를 듣다가 그는,
조금 외로워졌다.
카게야마는 불쾌했다. 그는 오이카와와 스가와라가 다정하게 이야기 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원인이 명확한 불안감이 그의 마음속에서 씨를 틔웠다. 그는 몇 걸음 뒤에서 걸어가고 있었다. 히나타가 그에게 어제 본 배구 경기를 이야기 하고 있었다. 뒤에 있던 츠키시마가 그래봤자 결국엔 졌다는 미운 말을 내뱉었다. 주변이 소란스러웠다.
언제 저렇게 친해진 걸까. 언제 저렇게 서스럼없이 이야기하는 사이가 됐을까. 그리 머지않은 거리였기에 둘의 재잘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제 방영했던 오디션 프로그램의 이야긴 것 같았다. 걔 노래 잘하더라, 응 근데 오이카와 씨는 그 전 순서에 했던 걔가 좀 더 징-하고 왔달까, 아 맞아 걔도 잘했지. 그들의 이야기는 끊임없이 랠리했다.
카게야마는 그들의 늘어지는 그림자를 바라본다. 두 사람 사이의 간격이 좁았기에 그림자는 한 무더기 같아 보였다. 햇빛에 그림자는 길게 길게 뻗어 카게야마를 가렸다. 그는 그 그림자를 지그시 밟았다. 그러나 그들은 멈추지 않고 계속 걸어나갈 뿐이었다. 뒤에서 어제 배구경기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목소리와, 멀리서 두 사람이 속삭이는 이야기가 계속 겹쳐 들렸다.
경기 내용이 좋은 것도 좋지만 결국엔 결과가 중요하니까, 히나타가 어깨를 숙이며 말했다. 츠키시마는 1등 팀을 응원하는 게 좋다면서 팀 세탁을 권유했다. 야마구치는 야치에게 직관을 가봤냐고 묻고 있었다. 하교길에서 어색한 풍경은 ‘오이카와 토오루’라는 사람의 존재 뿐이었다. 스가와라가 뒤를 돌았다. 그는 카게야마를 보고 웃어보였다.
무슨 일이야? 오이카와가 물었다. 아니 카게야마 표정이 대단하길래. 스가와라는 서슴없이 대답했다. 오이카와는 뒤를 돌지 않았다. 카게야마는 그게 더 기분이 나빴다. 그 둘은 다시 오디션 프로그램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뭔가 결국 한 사람만 남는 게 짠하긴 해, 스가와라가 제법 감상적인 이야기를 내뱉었고, 그 말끝을 오이카와는 결국 ‘한 자리’밖에 없는 거지, 라고 대답했다.
뼈 있는 목소리는 크게 들렸다. 카게야마는 오이카와의 그림자를 밟았다. 그의 얼굴에 눈부심이 닿지 않았다. 가려진 그림자 너머에 있는 오이카와가 뒤를 돌았다. 그의 손가락은 명백한 ‘브이’를 그리고 있었다. 한 방 먹었다는 생각에 속이 뒤집힐 것 같았다. 카게야마는 이 상황이 매우 역겨웠다.
우리 나중에 배구 직관 가자, 카게야마 어때? 히나타가 물었다. 야치는 기대감에 젖어서 도시락을 싸야 하느냐 조잘거렸다. 츠키시마는 이왕 볼 거면 자신의 응원팀 경기를 보고 싶다고 첨언했고, 야마구치는 그 말에 동의했다. 말이 온통 귀에 불러 붙은 느낌이었다. 카게야마? 히나타가 재차 물었다. 카게야마는 오이카와의 뒷모습을 보면서 히나타에게 다시 말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둘은 연극을 봤다. 사랑에 대한 일인극이었다. 제법 여운이 남는 극이었기에 카페로 들어왔다. 둘 다 이름 모를 메뉴를 주문했다. 서로 벅참에 말이 없었다. 탁자 위의 진동벨이 요란한 소리를 내던 게 그들 사이의 가장 큰 소리였었다. 사와무라는 스가와라가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에 진동벨을 들고 카운터로 향했다. 스가와라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소극장에서 하는 일인극은 관객을 무대에 끼워 넣는 경우가 많았다. 오늘 본 연극도 부분적으로 관객 참여극의 형식을 띄고 있었다. 배우는 사와무라의 앞에 서 있었다. 저기, 제 사랑을 주워주실래요? 주워주실래요? 주워주실래요? 하며 반복되던 대사가 머리에 울렸다. 코 끝이 찡했다.
무대 위에서 그녀는 남자였다가 여자였고, 그녀의 친구였다. 세 사람의 목소리로 들리는 대사였다. 사와무라가 사랑을 줍기 위해 몸을 숙이자, 배우의 표정은 기뻤다가, 맑았다가, 급격히 어두워졌다. 어두워진 것은 여자의 친구였다. 남자를 짝사랑하고 있던 탓이었다. 그녀는 사와무라의 손에서 사랑을 받아 무대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그 무대 위에서 그녀는
사랑을 던졌다. 세게 밟고, 이런 마음을 가졌으면 안 됐다고 소리쳤다. 그녀의 절규를 스가와라는 절절히 이해했다. 오늘 연극 좋았지? 사와무라가 질문했다. 스가와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친구’가 가장 좋았어, 라는 그의 말에 다이치는 짝사랑을 하면 그렇게 되는 걸까? 라고 대답해왔다.
“그러게, 나도 안 해봐서 잘 모르겠어."
스가와라는 웃었다. 그는 아포카토에 에스프레소를 부었다. 아이스크림이 꽁꽁 얼어 있는 탓인지 미미한 김이 났다. 다이치는 짝사랑이 그렇게 절절한건지 잘 모르겠어, 라고 대답했다. 그렇지만 그렇게 한 사람에게 처절할 수 있다는 건 대단하지, 스가와라는 상쾌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다이치는 쓴 맛은 전혀 모르는 얼굴로 그러네, 하고 웃었다.
스가와라는 아포카토를 입에 넣었다. 달달한 아이스크림 너머로 에스프레소의 쓴 맛이 강하게 밀려왔다. 짝사랑의 맛이었다. 다이치는 ‘여자’와 ‘남자’의 사랑이 ‘친구’ 때문에 방해 받는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스가와라는 세상에 둘 만 살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지, 라고 대답했다. 그의 목소리가 경쾌할수록 속이 썩어 문드러지는 것 같았다. 그것은 확실한 짝
사랑이었다.
스가와라는 꽃다발을 들었다. 감사합니다, 라는 목소리 너머로 풍경소리가 따라왔다. 그는 씩씩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약속 시간에서 오 분 정도 지나 있었다. 아마 그는 오 분 후에 자신의 연인을 만나게 될 것이었다. 스가와라는 이게 다 꽃집의 꽃이 너무 예뻤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수입 장미의 이름을 속삭였다. ‘쥴리엣’ 사랑에 빠진 소녀의 이름이었다.
그는 길을 걸었다. 하늘은 청명했고 겨울바람이 찼다. 그는, 긴 검은 코트를 입고 헤드셋을 쓴 채로 길가에 서있을 연인을 떠올렸다. 의외로 인내심이 없는 그의 어린 연인은 삼십초에 한 번 씩 핸드폰을 확인할 게 분명했다. 핸드폰 배터리가 요즘 빨리 닳아 버린다고 했으니, 배터리는 한 50%정도에서 간당간당할 것이었고, 미간에 주름을 잡고 기다리고 스가와라가 어느 방향에서 오는지 두리번거리고 있을 것이다.
스가와라는 간간히 그와의 약속에 지각을 했다. 꽃을 사거나 병아리를 만났다던가, 목도리 색이 마음에 안 들었다던가 하는 자잘한 이유를 들어가면서. 그는 그 때 마다 한숨을 쉬면서 괜찮아요, 라고 대답하곤 했다. 그런데 이 ‘괜찮아요’라는 말 속에는 ‘그래도 내가 좋아하니까’라는 달콤한 마법이 들어있었다. 스가와라는 이 순간을 포착할 때가 좋았다.
그의 연인은 전혀 귀여운 성격이 아니었다. 오히려 심장을 쿡쿡 찌르는 말을 내뱉거나, 상대를 비꼬는데에 능숙했다. 활기차게 웃는 것 보다는 얼굴을 찌푸리는 일이 더 많은 남자였다. 스가와라는 그런 그가 자신을 사랑하는 걸 확인하는 순간이 너무나도 좋았다. 짜릿하고, 마치 마법 같았다. 단순한 고등학교 후배였던 그의 고백을 받아들인 것도 이 때문이었다.
진심으로, 좋아해요. 라고 말할 때 그의 얼굴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얼굴이었다. 홍조를 띈 얼굴과, 단정하게 생긴 두 눈이 자신과 마주할 때 스가와라는 처음으로 그가 ‘남자’임을 인식했다. 좋아, 라고 대답할 때 까지 안절부절하는 모습도 최고였다. 고백을 받은 다음에 사랑에 젖어갔지만 이는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지금 중요한 일은 스가와라 코우시가 츠키시마 케이를 좋아한다는 일 뿐이었다.
스가와라는 장미 꽃다발을 세게 안았다. 사랑에 빠진 소녀의 이름을 가진 장미는 아름다웠다. 신부들의 부케에 자주 사용된다는 장미는 곧 츠키시마의 품으로 들어 갈 것이다. 그럼 첫 마디는 ‘왜 이렇게 늦었어요’에서 ‘이게 뭐에요?’라고 바뀔 것이고, 네 생각 나서 들렀어! 라는 대답에는 붉어진 얼굴로 ‘귀찮게’라는 말이 따라 올 것이었다. 스가와라는 그가 말할 말에 벌써부터 설렜다.
멀리 그가 보였다. 스가와라는 그를 향해 달려갔다. 츠키시마, 하고 부르니 그는 주인을 찾은 강아지처럼 귀를 쫑긋 세웠다. 왜, 라고 발음하던 목소리가 이게 뭐에요? 라고 내용을 바꿔오자, 스가와라는 네 생각나서 사왔어! 라고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그는 사랑에 빠진 소년에게 ‘줄리엣’을 건넸다. 검은 코트에 연주황 장미는 퍽 어울리는 것이었다. 귀찮게, 츠키시마는 스가와라의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는 말을 내뱉었다. 스가와라는 상쾌하게 웃었다.
스피커에서는 아델의 Rolling In the deep이 울리고 있었다. 쿠로오는 침대 시트로 몸을 가린 스가와라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기뻐? 그가 물었다. 스가와라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는 자는 듯 했다. 쿠로오는 그 속 보이는 행동을 눈감아 주기로 했다. 스가와라 코우시는 자고 있었다. 하얀 등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쿠로오는 그의 등에 짧게 키스했다.
몰아붙인 건 아니었다. 서로 좋아서 했으니까. 도의적으로 보면 쿠로오는 나쁜 남자였다. 그는 오이카와 토오루를 좋아하는 두 사람끼리 섹스나 하자, 라는 말에 스가와라가 넘어올 줄 몰랐던 것이라고 자신을 위안했다. 사정 후의 허무함이 이제야 밀려 오는 것 같았다. 그는 그의 머리카락을 톡톡 건드렸다.
쿠로오는 오이카와를 싫어했다. 스가와라의 옆에 가까이 가기 위해 ‘동병상련’이라는 처지를 이용했을 뿐이었다. 그 웃는 낯짝을 보면 주먹을 갈기고 싶었다. 마음에서 불길이 이는 것 같았지만 스가와라는 이를 다 모르고 있을 것이었다. 쿠로오는 새우처럼 몸을 말고 있는 스가와라의 뒷목을 쓸었다. 울긋불긋한 자국이 눈에 들어왔다. 환상적인 광경이었다.
가지고 논 건 나지. 쿠로오는 그의 뒷목을 간질였다. 손가락 아래에서 스가와라가 떠는 게 여실히 느껴졌다. 그는 긴 손가락으로 그의 등을 쓸었다. 오이카와 토오루는 죽었다 깨어나도 스가와라의 이런 모습을 보지 못할 것이었다. 쿠로오는 담배 펴도 돼? 물었다. 스가와라는 아직 자고 있는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그랬기에 그는 피운다, 라는 통보를 내뱉었다.
너를 가지고 놀고 있다는 걸 네가 알면 날 어떻게 생각할까. 쿠로오는 연기를 뱉었다. 오이카와랑 사귀면, 걔랑도 섹스할거야? 스가와라가 물었다. 당연하지, 그는 익숙한 거짓말을 내뱉었다. 너 내가 오이카와랑 섹스 하는 게 싫어서 나한테 대주는 거잖아, 쿠로오의 느긋한 말에 스가와라는 그러네, 하고 내뱉었다. 무미건조한 말이었다. 쿠로오는 그런 어조가 싫었다.
이미 어긋난 행동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러나 깨진 유리 같은 관계라도 지금 우리는 반짝이고 있으니까, 몸을 섞고, 내가 널 독점하고 있으니까. 쿠로오는 말하지 못한 말을 연기로 대신했다. 오이카와 담배피는 남자 싫어해, 스가와라가 내뱉었다. 잘도 아네, 난 내가 기억되고 싶으니까 싫은 행동 하는 거야. 쿠로오가 웃으며 대답했다.
너 나쁘다. 스가와라가 한참을 머뭇거리다 말했다.
그럼, 나 나쁜 남자야. 이제 알았어? 쿠로오는 그의 말을 듣자마자 대답했다.
점점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 관계가 지속되면 지속 될수록 어긋나는게 느껴졌다. 그는 허스키한 여가수의 음악을 들으며 스가와라의 뒷목에 입을 맞추었다. 집착과, 사랑과, 경애를 담아서, 오이카와 토오루가 모르는 스가와라 코우시에게.